톨킨, 잃은 자가 세운 세계의 시작

전쟁과 언어, 한 인간의 상상력

<톨킨>은 문학의 거장이 되기 이전, 한 젊은이의 상상력과 고통의 기원을 따라가는 여정이다.

이 영화가 아름다운 이유는 환상적인 세계를 만든 작가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단 한 번도 그 세계로 도망치지 않기 때문이다. 톨킨의 이야기는 현실 속에서 피어나고 그 현실은 때때로 우리가 상상하는 어떤 판타지보다도 더 잔혹하다.

상처로 언어를 만든 사람들

톨킨은 고아로서의 상처와 외로움을 품은 청년이다. 그는 언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단어 하나에 의미를 부여한다.

에디스은 에디스는 톨킨의 삶 속에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인물이다. 그녀의 미소는 때로 시 한 구절 같고, 그들의 사랑은 언어로 사랑을 쓴다면 어떤 모양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언어로 만든 세계, 기억으로 지탱된 세계

이 영화는 톨킨의 천재성을 찬양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불안하고, 흔들리고, 너무 인간적이다. 그가 문법을 만들고 새로운 단어를 조합하는 이유는 단 하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자신만의 집을 짓기 위해서 였다.

전쟁 장면에서 흙먼지와 불길이 뒤섞이는 순간, 톨킨의 머릿속에는 괴물과 영웅, 불멸의 언어가 태어난다.

그 상상은 도피가 아니라 생존의 언어였다. 그의 펜촉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단어는 죽음 대신 삶을 선택한 증거처럼 느껴진다.

상상력은 구원이 된다

<톨킨>은 거창한 위업의 이야기가 아니라 상상력을 통해 자신을 구원한 한 인간의 이야기다. 언어를 창조했다는 사실보다 그 언어 속에 사랑과 상처를 함께 새겼다는 점이 더 깊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