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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후', 공포보다 깊은 생존의 감정

  • 작성자 사진: 관리자
    관리자
  • 7월 6일
  • 2분 분량

좀비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좀비 영화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영화, <28주 후>.

나 역시도 이런 장르의 영화를 즐겨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익숙한 그 시리즈 이름 뒤에 낯선 숫자가 붙어 있었다.


<28년 후>라니…?


그런데 벌써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고? 정말 그 이야기를 그대로 잇는 건가?

궁금반 설렘반을 가지고 보고 나니 이건 단순한 후속작이 아니었다.


공포는 훨씬 세련돼졌고 그 무너진 세계를 처음 마주하는 한 소년의 눈을 통해 이 시리즈에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밀려왔다.


죽지 않은 세상, 그리고

처음 그곳을 밟은 소년

배경은 여전히 바이러스로 붕괴된 세계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세계를 처음 보는 아이,스파이크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섬, 홀리 아일랜드. 바이러스가 세상에 퍼진 후, 생존자들은 이곳에서 조용히 살아간다.


그 안에서 태어나 단 한 번도 섬 밖을 나가본 적 없는 12살 소년 스파이크. 그가 '통과의례'라는 이름으로 처음 본토를 밟게 되면서 우리는 다시 그 폐허의 세계와 마주하게 된다.


영화가 보여주는 건

좀비보다 인간이다. 〈28년 후〉는 그냥 좀비가 나오는 공포 영화가 아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오히려 잔잔한 성장 드라마에 가깝게 보이기도 한다.


진짜 무서운 건 피 튀기는 감염자들이 아니라, 그 속에서 무너져버린 윤리와 관계와 자기 방식대로 '신념'을 만들어낸 어른들이었다.

이 영화는 그 아이의 시선으로 “과연 어른들은 무엇을 남겨줬는가”를 묻는 듯 보였다.


기억할 만한 캐릭터 포인트

  • 스파이크: 섬에서 태어나 바깥세상을 전혀 몰랐던 소년. 처음 세상을 마주하며 느끼는 당혹감, 공포, 그 속에서 생기는 작은 용기까지 이 영화는 철저히 이 아이의 정서와 감각을 따라간다.

  • 제이미: 스파이크의 아버지. 보호자이긴 하지만, 이상적인 아버지는 아니다. 아들과의 관계에서도 답을 찾지 못한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 닥터 켈슨: 처음엔 기이하게 보이지만, 알고 보면 가장 인간적인 인물. 죽음과 생존 사이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


28년 후 또 볼 수 있을까?

공포는 여전히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좀비의 위협이 아니라 인간들이 만들어낸 생존의 방식에서 비롯되는 불안이 더 크게 느껴졌다.


〈28년 후〉는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한 아이의 이야기이자 이미 괴물이 되어버린 어른들의 이야기다. 전작처럼 좀비를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움도 남을 수 있다. 그래도 팬심으로 한 번쯤 보아도 좋지 않을까 한다.


그래도 영화를 보고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그 끝에서도 인간일 수 있을까?”


28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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