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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스턴스', 더 나은 나를 꿈꿨을 뿐인데

  • 작성자 사진: 관리자
    관리자
  • 6월 26일
  • 2분 분량

"더 나은 당신을 꿈꿔본 적 있나요?"

<서브스턴스>는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으로 혹은 자기혐오에서 비롯된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끝에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파괴적인 진실이 기다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며 느꼈던 가장 강한 감정은 '공포'가 아니라 '동정'이었다.

그 대상은 젊음도 아니고, 늙어가는 나 자신도 아니다.

그저 이 모든 걸 감수하면서도 "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 고 생각해버리는 사람 자체였다.


당신의 몸 안에 또 다른 '당신'이 탄생한다면?

엘리자베스 스파클. 한때는 아카데미에서 이름이 불렸고 거리를 걸으면 사람들이 알아보던 배우였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 들었다는 이유 하나로, TV 에어로빅 쇼에서 조차 쫓겨난다.

모든 게 무너지는 날, 병원 침대 위에서 '서브스턴스' 라는 수상한 제안을 받는다.


그리고 그 주사 한 방으로 탄생한 또 다른 자아, '수'는 젊고, 아름답고, 말 그대로 완벽한 모습의 나였다. 단, 딱 7일만.


하지만 욕망이라는 건 늘 정해진 시간보다 오래 머물고 싶어 한다. 무너지는 경계 속에서 결국 하나는 사라져야만 한다.

진짜 나로 남을 수 있는 건, 오직 하나 뿐이니까.


기억할 만한 캐릭터 포인트

  • 엘리자베스 스파클: 늙고 무너진 스타지만, 인간적인 자존심과 쓸쓸한 자기애를 지닌 인물. 모든 일이 엘리자베스의 선택으로 시작됐지만, 결국 가장 무력하게 휘둘리는 존재다.

  • 수: 젊음, 아름다움, 완벽함의 상징. 하지만 그녀 역시 한계 안에 존재한다. 자유로워 보이지만 가장 갇혀 있는 캐릭터이다.


<서브스턴스>는 호러인가, 블랙코미디인가

잔혹한 장면도 있고, 피도 튀긴다. 하지만 진짜 잔인한 건 그런 외형이 아니다.

이 영화가 가장 강렬한 지점은 '지켜야 할 선이 무너지는 과정'이다.


누가 진짜 나인지 헷갈릴 때,

무엇이 진짜 기억인지 흔들릴 때,

관객은 점점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이 영화가 진짜 의도한 공포다.


잔잔한 여운을 끝으로

<서브스턴스> 는 단순히 공포를 보여주려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당신은 지금 어떤 자아로 살아가고 있나요?" 라는 질문을 던진다. 어쩌면 누구나 '수'를 만들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


영화가 던지는 가장 무서운 질문은 이거다.


"지금보다 더 아름답고, 젊고, 완벽한 내가 될 수 있다면… 당신은 그 유혹을 거절할 수 있는가?"


서브스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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