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플래쉬, 성공의 무게와 고독

재즈 연습실의 전쟁터

<위플래쉬>는 음악 영화라기보다 전쟁 영화에 가까운 것 같다. 드럼 스틱이 스네어에 부딪히는 소리, 감독의 고함, 흐르는 피와 땀이 뒤엉키며 관객은 곧장 긴장 속으로 끌려 들어가기 때문이다.

리듬으로 만든 서스펜스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음악을 통한 긴장감이다. 드럼 연습 장면 하나만으로도 공포 영화 못지않은 압박을 준다. 빠른 템포, 끊임없는 반복, 갑작스러운 정적이 뒤섞이며 관객의 심장까지 두드린다. 연주 장면은 단순히 실력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드라마로 변한다.

인물들의 격렬한 대립

• 앤드류 : 최고의 드러머가 되겠다는 꿈을 쫓지만 그 과정에서 점점 자신을 갈아 넣는다. 손에 피가 배어도 멈추지 않는 그의 모습은 집념이 어디까지 사람을 몰아붙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 플레처 : 카리스마 넘치지만 폭군 같다. 재능을 끌어내는 방식이 잔혹할 정도로 극단적이다. 그의 고함과 무자비한 기준은 단순한 가르침이 아니라 제자를 무너뜨리며 재탄생 시키려는 광기다.

완벽은 과연 가치 있는가

영화가 끝난 뒤에도 마지막 연주의 울림이 귀에서 떠나지 않았다. 앤드류는 결국 무대 위에서 빛났지만, 그 빛이 정말 행복일까? 아니면 또 다른 광기의 시작일까?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위플래쉬>는 단순한 음악 영화가 아니라 성공과 집착의 경계에 선 인간의 초상이었다. 그래서 매우 인상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