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레틱, 대답 없는 질문이 남긴 여운

낯선 집으로 들어가는 순간

영화의 시작은 마치 평범한 방문처럼 보였다. 두 선교사가 집을 두드리고 문이 열리며 친절한 미소가 그들을 맞이하는 순간, 나 역시 안심할 뻔했다. 하지만 몇 마디의 대화만으로 공기가 묘하게 달라졌다.

영화의 매력, 신앙과 공포의 충돌

이 영화의 매력은 괴물이 나타나거나 갑작스러운 소음이 아니라 말로만 쌓아 올린 긴장감이다. 종교라는 민감한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믿음의 본질을 파헤친다.

진짜 믿음이란 흔들림 없는 확신일까, 아니면 끝없는 의심 속에서 더 단단해지는 걸까? 두 인물의 흔들리는 눈빛 속에서 스스로에게 그 질문을 던지게 된다.

불편한 대화 속의 인물들

• 미스터 리드 : 겉보기엔 정중하고 이성적인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의 말은 점점 모순되고 미묘하게 공격적이다. 선교사들의 믿음을 시험하듯 질문을 던질 때마다, 그의 표정은 웃음인지 위협인지 알 수 없는 경계에 걸쳐 있었다.

• 시스터 반스와 팩스턴 : 두 명의 선교사는 순수한 믿음을 전하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자신들이 믿는 신념조차 흔들리게 된다. 믿음이 굳건할수록 그들의 불안은 더 크게 드러난다.

대답 없는 질문

영화가 끝난 뒤에도 마음은 불편하게 남아 있었다. 무엇이 진실이었는지, 누가 옳았는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로 그 불확실함이 오래도록 머릿속을 맴돌았다. 믿음이 흔들릴 때 그것은 곧 공포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영화가 보여주었기 때문이다.